나르는 것 같았으나 그들의 호의를 생각하고는 불안한 내색을
나르는 것 같았으나 그들의 호의를 생각하고는 불안한 내색을 보일 수도 없었다 김광섭이 수시로 자신을 힐끔거리면서 불편한 점을 물어봐 주었기 때문이다평양 공항에선 육십대의 사내가 한세웅을 맞아 주었다김광섭의 직속 상관인 대남선전부장 이인용이었다저녁무렵에 초대소에 도착한 한세웅은 이인용 김광섭 등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중하였고 정치적인 이야기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것도 오히려 의도적인 것 같아 한세웅에게 거북한 것은 매일반이었다 세수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는데 노크소리가 들렸다대답을 하자 분홍빛 저고리에 남색 치마 차림의 여자가 들어섰다어젯밤에 음식 시중을 들었던 여자였다잘 주무셨습니까네 잘 잤습니다한세웅이 커다랗게 대답하자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는 시늉을 하면서 배시시 웃었다그럼 나가시지요 부부장 동무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한세웅은 옷을 걸치고 그녀의 뒤를 따라 나섰다초대소 앞에는 검정색 벤츠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광섭이 다가왔다잘 주무셨습니까네 피곤해서 그런지 푹 잤습니다다행입니다 불편한 점은 없으셨지요네너무 친절해서 오히려 성가실 지경이다 그들이 차에 오르자 제복을 입은 운전수는 미끄러지듯이 차를 발진시켰다우리의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께서 한회장을 지금 기다리고 계십니다김광섭이 입을 열었다아침식사를 같이 하시자는 특별한 배려는 좀체로 없는 일입니다어젯밤에도 들었던 이야기였으므로 한세웅은 잠자코 있었다지도자 동지께서는 한회장의 사업에 각별한 흥미를 가지고 계십니다 저에게도 여러 번 특별한 말씀을 내려주셨지요김정일의 이야기만 나오면 그는 한껏 말투가 공손해졌다이것은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거나 아니면 뱃속에서부터 습성화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한세웅은 생각했다여덟시가 넘었으나 평양의 시가는 차량의 통행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서울 같으면 빽빽하게 늘어선 차량들의 대열과 클랙슨 소리로 가득차 있을 시간이었다인도를 질서 있게 행진해 가고 있는 십대의 여학생들이 보였다가끔 뉴스 시간에 본 것과 똑같았다 그것을 볼 때 그냥 무심히 넘겼으나 실제로 그 현장에 와 있다고 느끼자 한세웅은 묘한 감상에 빠져 들었다 타임 머신을 타고 옛날이나 다른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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