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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어머 오빠 오셨어먼저 수지가 호들갑스럽게 반겼고 미라도 활짝 웃었다 조철봉은 침대에 누워 있던 정아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는 것을 보았다 그러더니 금방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어 잘들 있었니수지와 미라에게 건성으로 끄덕여 보이며 조철봉은 정아에게로 다가섰다 방안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지만 뻔뻔스럽게 시합을 하면 1만명 중에서 100명 안에 들 자신이 있는 조철봉이다 즉 100대 1의 경쟁을 뚫을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정아 앞에 선 조철봉이 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아응겨우 대답한 정아가 시선을 내린 순간에 속눈썹 밑으로 두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여기 과일하고 꽃 가져왔다조철봉이 커다란 과일 바구니와 장미를 100송이나 넣은 엄청나게 큰 꽃다발을 정아의 옆에 내려놓았다 그것만으로도 병실 안을 압도하고도 남았다뭐 필요한 것 있니조철봉이 묻자 옆에 서있던 수지가 대신 대답했다오빠가 와준 것으로 충분해그러자 별로 말이 없던 미라도 거들었다그럼 조금 전까지도 정아는 오빠 이야기를 했는데시끄러 이년들아 다 짜고서는그때 정아가 눈물로 번쩍이는 눈을 흘기면서 그들에게 소리쳤다922애인만들기8 정아의 다리 상처는 경상이었지만 열흘쯤 병원에서 쉬었다가 나간다고 했다 보험회사에서 다 지급해줄 예정이어서 장사도 안되는 터라 이 기회에 놀겠다는 것이다 셋은 정아를 휠체어에 태우고 조용한 병원 베란다의 나무 벤치에 앉았다그런데 이젠 데모는 그만하는 건가조철봉이 묻자 먼저 수지가 코웃음부터 쳤다이젠 안해그럼 어떻게어떻게 먹고 사느냐고눈을 동그랗게 떴던 수지가 곧 웃었다원정을 다녀원정이라오빠는 몰라도 돼아니 그러다가잡히면 어떻게 될까봐쓴웃음을 지은 수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둠에 덮인 병원의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그때 잠자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정아가 입을 열었다오빠 나 이번 사고는 보험금 타려고 낸거야놀란 조철봉이 눈을 크게 떴고 수지와 미라는 서로의 얼굴만 보았다 정아가 말을 이었다내가 횡단보도에 서 있다가 차가 지나갈 때 뛰어들었어이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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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밖으로 나오자 길게 한숨을 내리 쉬었다 아직도 햇볕은 따갑게 내리쪼였다구디는 카린이 밖으로 나가자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다이얼을 누르자 곧 신호가 갔다여보세요사내가 전화를 받았다여긴 방콕 신문인데 후앙 씨 계시면 바꿔 주십시오구디가 정중하게 말하자방콕신문이요 방콕신문의 누구시라고 전할까요사내가 무뚝뚝하게 물었다구디 기자라고 합니다잠깐만 기다리세요구디는 수화기를 고쳐 쥐고는 잠자코 기다렸다다른 목소리가 들렸다난 방콕 신문의 구디 기잡니다 후앙 씨세요그렇소 내가 후앙이요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취재차 여쭤볼 말씀이 있어서요취재라니놀란 듯 후앙이 물었다무얼 취재한다 말이오후앙 씨의 사업에 대해섭니다 본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조금 어색합니다만이것 보시오 당신이 누구라고 하셨지요구디 기잡니다구디가 큰 소리로 대답하자 후앙은 잠시 숨을 가라앉히려는 듯 말을 멈췄다어쩔 수 없습니다 신문사로 진정이 들어와서 협조를 안 해 주셔도 상관이 없습니다잠깐 진정이 들어왔다고 했소그렇습니다무슨 진정이오후앙이 다그쳐 물었다도대체 나에게 무슨 뚱딴지 같은 수작을 부리는 거야후앙이 버럭 소리를 질렀으므로 구디는 수화기를 귀에서 멀찍이 떼어 내고는 피식 웃었다 깡마른 얼굴의 커다란 두 눈이 무표정하게 껌벅거렸다후앙 씨가 해외로 고용된 사람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는 고발이 들어왔단 말입니다 나는 피해자로부터 증거를 가지고 있어요뭐라구후앙 사장께서 고용된 근로자들의 임금 중 한 달분 월급을 수수료로 떼고 보내신다고 하더군요 피해자로부터 직접 들었습니다도대체 어느 놈이요 어느 놈이 그따위 소리를 해그건 말씀 드리기 곤란한데요 어쨌든 기사를 쓰려면 확인을 해야하기 때문에이봐요 구디 기자라고 하셨던가후앙의 말소리가 차분해졌다네 구디 기잡니다취재를 하시려면 직접 만나서 해야지요 만나서 이야기 합시다그렇게 해 주시겠습니까지금 당장 오실 수 있겠소 아니면 내가 차를 보낼까요구디는 여유 있는 몸짓으로 한 손을 들어 책상 위에 놓인 담배갑에서 담배를 끄집어내었다제가 가지요 어디로 가서 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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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는 술기운에 불카해진 얼굴을 펴고 웃었다 우선 김원국이나 잡고 보지요 끝없는 도피 53 지옥의 밤거리 마당으로 내려선 김원국은 담장 밑의 나무 벤치에 앉아 있는 이재영에게 다가갔다 발에 밟힌 마른 나뭇잎이 버석이는소리를 내었는 데도 이재영은 건너편의 야산을 바라본 채 머리를 돌리지 않았다 그래 나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나 다가선 그가 묻자 이재영이 머리를 들었다 처음 만난 사람을 보 는 것 같은 시선이었다 길고 현란하게 물결치는 듯했던 머리칼을 뒤 쪽에서 묶어 위로 뭉쳐 올렸으므로 부드러운 목의 곡선이 드러났다바람이 불어와 마른 나뭇잎 두어 개가 그녀의 무릎 위에 떨써졌다진 바지 차림이어서 허벅지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였다 전 돌아가지 않겠어요 나뭇잎처럼 건조한 목소리가 그녀에게서 흘러나왔다 아직도시션 은 똑바로 김원국을 향하고 있다 그대로 이곳에 있겠어요 그렇게 해주세요54 밤의 대통령 제2부 lU 안돼 김원국이 머리를 저었다 이런 축사에서 여자들을 고생시킬 수는 없어 이곳에 비하면 만 탄 섬은 천국과 같은 곳이지 김원국이 벤치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그녀와 나란히 건너편 의 야산을 바라보았다 바람결에 짐승의 노린내와 분뇨 템새가섞여 콧속으로 들어왔고 야산의 나무들은 모두 앙상한 가지만을 내보이고 있을 뿐이다 및바랜 색깔로 덮인 산야는 마치 겨울이 오기도 전에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만탄 섬은 하늘이 언제나 파랗고 햇살은 따뜻해 바다는 맑아서 물속의 고기가 보여 섬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착하지 바지 위에 떨어진 나뭇잎을 털면서 깊원국이 말했다 먹을 것도 충분해어선이 큰 놈으로 두 척 있는데 거기서 잡은 고기를 먹고 남은 걸 팔아 섬 사람들의 생필품을 넉넉하게 공급해 주고 있어 저는 싫어요 고집센 아이처럼 이재영이 머리를 몇 번씩이나 저었다 남게 해주시지 않는다면 이곳을 떠나겠어요하지만 섬에는 안 가요 아래쪽의 축사에서 백동혁과 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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